이아현님의 합격수기

저는 CAS에 계시는 많은 학생분들이 그렇듯 회계학 공부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비전공자입니다. 학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졸업하고 나서는 방송 프로덕션에서 조연출로 일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오랜 꿈인 조연출로 일하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힘이 들어 CPA의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는데요. 처음에 이 공부를 시작할 때는 정말이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프로덕션을 관두고 집에서 놀고먹는, 저 나름대로는 재충전의 시간이였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야말로 백수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보다 못한 아버지 손에 이끌려 온 곳이 바로 CAS였습니다.

정재홍 원장님과 상담을 하고 수강신청서에 싸인을 해야 하는데 등록비가 $10,000 가까이나 되는 것이였습니다. $10,000 이라는 큰 돈을 내가 과연 여기에 투자해도 될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따지고 보니 $10,000 이라는 건 내가 앞으로 CPA가 되어서 벌 돈에 치면 정말 손톱만큼도 안되는 크기의 돈이였습니다. 앞으로 평생 먹고 살 직업인데, 그 정도 투자해서 내 삶의 밑천인 CPA 라이센스를 얻는다면 그렇게 나쁜 장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붙여 제가 비전공자라는 사실도 CAS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였는데요. CAS 에서는 라이센스 시험을 보기 위한 학점을 1년 안에 모두 딸 수 있는 반면, 주변에 경제학이나 비즈니스를 전공을 했지만 회계학 수업은 학교에서 하나도 듣지 않은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주위의 커뮤니티 컬리지에 가서 회계학 학점을 따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 학교는 한꺼번에 회계학 수업을 다 들을 수가 없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습니다. Intermediate Accounting 부터 하나하나 차례를 밟고 올라가야 Advanced Accounting까지 들을 수 있게 되는데요. 그렇게 한학기에 1-2개의 수업만 듣게 되다 보면, 어느 세월에 캘리포니아 주에서 요구하는 회계학 24학점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시간은 금이라는데 그 시간에 비하면 $10,000 이란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수강신청서에 싸인을 하게 되고 드디어 CAS 에서의 공부가 시작됩니다.

비전공자로서 회계학 지식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듣는 수업은 정말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Intermediate Accounting 1 과 Business Law 수업만 빼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등록하고 처음 6개월은 정말이지 학원에 가방만 들고 쭐래쭐래 다녔습니다. 못 알아듣겠어도, 학원은 절대 빠지지 않았죠. 부득이 빠지게 되는 날엔 CAS의 자랑인 온라인 수업이나 DVD로 그 때 그 때 메이크업을 다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 다니다 보니 차차 귀가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Intermediate Accounting 3부터 Advanced Accounting 2까지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이제는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공부 시작하신지 얼마되지 않은 분들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처음에 못 알아듣겠더라도 한번은 끝까지 가시라는 겁니다. 처음에 모르시겠다고 계속 Intermediate Accounting 1-2 에서만 왔다갔다 하시게 되면, 전체 큰 그림을 잡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시게 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본인이 못 알아들으시겠더라도 한번 정상을 찍고 내려온 후, 다시 한번 정상을 향해 올라가시는 것이 공부를 하시는 데 훨씬 수월하실 겁니다.

이렇게 감을 서서히 잡고 있던 상태에서 들은 Audit 수업에서 운명적으로 스터디 그룹이 짜여졌습니다. 저는 지금도 우리 스터디 그룹 멤버들을 만나게 된 사실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다른 과목은 몰라도 FAR 의 경우, 공부할 양이 너무 많으시기 때문에, 혼자서 하다보면 상당히 지치게 됩니다. 재미도 없구요. 진도도 안나가구요. Audit 시간에 사는 동네, 시험 볼 날짜가 비슷한 분들끼리 모여 스터디 그룹을 짜게 되었는데요. 스터디 그룹을 짜게 되시면 시험 보는 데 서로서로 힘도 북돋아줄 수 있고, 혼자 가면 외로울 길도 같이 가게 되니 힘도 덜 들고 이래저래 시험 준비하시는데 많이 도움이 되실 거에요. 공부하신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시고, 시험 날짜 잡을 날이 다가오시게 되면 스터디 그룹을 짜실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그렇게 스터디 그룹 멤버들과 함께 공부해서 제일 처음 본 시험이 FAR 였는데요. 첫 시험이라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문제가 나올지도 막막하고 공부할 양도 너무 많아서 시험보기 전은 물론이고, 시험보고 나와서까지도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첫시험이라 그런지 그럭저럭 괜찮은 점수인 81점으로 합격하게 되었죠. FAR 시험에서 제일 중요하게 보셔야 할 것은 개념위주로 공부하라- 는 것입니다. 너무 문제위주로만 하게 되시면, 응용력이 필요한 Simulation Questions에서 낭패를 보실 수가 있습니다. CPA 시험이 자동차운전면허 시험처럼 문제와 보기 모두 다 전화번호부에 나오는 예상문제처럼 똑같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를 푸시기 전에 개념을 꼭 정리하시고 문제를 풀기 시작하셔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FAR 시험이 스터디 그룹을 짜서 준비하기에 제일 효과적인 시험이기도 하구요. 여러사람들이 여러 토픽들을 공부하고 와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이건 이렇게 이해하면 쉽더라. 저건 저렇게 하니까 쉽더라. 서로의 얘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FAR 의 개념이 머리속에 잡히실 겁니다.

FAR 시험이 붙은 다음부터는 감이 싹-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정도만 공부하면 되겠구나. 라는 것을요. 미국 CPA 시험이란 게 떨어뜨리려고 보는 게 아니라, 붙여주려고 보는 시험이기 때문에 첫 시험을 보시고 본인의 점수를 확인하시고 나면 공부의 효율성을 어떻게 정해야겠다는 감이 싹- 드실거에요.

그렇게 FAR를 보고 2개월 뒤에 REG, 또 그 2개월 뒤에 BEC도 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망의 AUD 하나만 남은 상태로 2개월 뒤에 또 시험을 보러 갑니다. AUD 보기 전까진 아직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어 자만하기 시작했죠. 에… 또 되겠지. 하지만 AUD 은 만만히 볼 애가 아니였습니다. 처음으로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AUD을 떨어지시는 이유가 물론 과목이 어려워서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Audit을 실제로 많이 해본 미국 학생들이 시험을 너무 잘보기 때문에 평균이 다른 시험에 비해서 엄청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과목들보다 더 공부를 많이 하셔야 되는 것이구요. 이렇게 한번 불합격의 쓴맛을 본 전 다시 2개월 뒤에 본 AUD 시험에서 드디어 합격하게 됩니다.

약 9개월 동안 시험을 보면서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자신의 공부방법을 찾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CAS에는 직장 다니시면서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저도 풀타임은 아니지만 파트타임으로 하루에 4시간씩 일을 하면서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일할 시간을 쪼개서 CAS에 나오시고 공부를 하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셔야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Wiley 3번 풀고 가면 완벽하다… 라고 하시는데 말이 3번이지 사실 2번도 다 풀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전 사실 처음에 본 FAR 말고는 Wiley를 다 푼적이 거의 없습니다. 동영상 수업을 반복해서 보면서 선생님이 풀어주시는 정도로만 공부했구요. 물론 제 방법이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추천을 해드릴 순 없습니다. 이렇게 공부한 제 점수가 제 공부법을 추천할만큼 높은 것도 아니구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이 분명 있으실 겁니다. 제가 문제를 많이 풀지 않고, 내용 위주로 개념 위주로 공부를 한 것은 제가 Multiple Choice Questions에 약하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래서 전 Simulation 문제를 잘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구요. Written Communication Questions 도 포기하지 않고 쓸 수 있는 데까지 전부 썼습니다. 1점이라도 더 받아야겠다는 생각에요. 그래서 전 Written Communications 에서도 Stronger까지는 아니였지만 Comparable 정도는 다 받았습니다. 거기서 부족한 Multiple Choice Questions 점수를 메꿨구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Time Management 입니다. 각각의 시험을 보시기 전에 1 Testlet 당 얼마나 시간을 배분하실 것인지 잡아놓고 가시는 게 중요한데요. 본인이 정해놓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질질끌지 말고 다음 Testlet으로 넘어가셔야 문제를 끝까지 풀고 나오실 수가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 모르는 문제를 조금만 더 하면 풀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계속 잡고 있게 되시면 끝에 나올 문제들은 문제도 보지 못하고 시험이 끝나실 수가 있습니다.

본인의 공부법을 찾아서 효율적으로 공부하시고, 시험 보실 때 시간 배분 잘 하시면 CPA 시험이란 산의 커다란 4개의 나무들은 여러분 손에 하나하나 픽픽 쓰러져나갈 것입니다. 처음에 합격수기를 시작할 땐, 무슨 할 말이 있을까? 란 생각이였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다른 CAS의 모든 학생분들이 곧 합격의 기쁨을 맞이하시길 바라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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