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처음으로,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기까지 저를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제 글을 읽어주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는 수험생분들, 또는 CPA에 도전을 하시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며, 부족하지만 일 년 동안 제가 겪은 경험담 한번 길게 쭉~ 써보겠습니다! 아마 일하시면서 하는 분 보다는 온전히 CPA에 전념하시는 분들 축에 더 속할 것 같습니다.
저는 2011년, 만 22살에 UC Irvine을 졸업하였고, 대학교 4학년이 거의 마쳐갈 무렵, 경제학 전공인 저에게 아빠께서는 CPA의 길을 카스를 통해 안내해 주셨습니다. 엘에이 캠퍼스에서 처음으로 공개강의를 듣고 CPA란 무엇인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서 들었고,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누구나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있다기에, 일단 금요일 밤에만 얼바인 캠퍼스에서 있는 강의를 듣고는 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듣는 둥 마는 둥 했었고, 수업도 잘 가지 않았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우선, 대학교 졸업부터 해야 했었기에..허허). 처음에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어카운팅’이란 과목이 너무 어려워서 아예 그 단어 자체가 너무나도 싫었으며, 수업시간에는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와서 이걸 듣고 있는거지라며 딴생각하기 일수였습니다. 지금에야 와서 생각해보는거지만, 저는 처음에 CPA란 걸 들었을 때, 한인타운 사방에 널린 게 CPA 사무실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아, 아무나 CPA 하는구나” 이 정도로 생각한 저에게 아주 큰 오산이었죠.. 그분들 모두 정말 엄청난 노력 끝에 얻은 라이센스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면서 그분들을 존경하게 됐습니다..
그러고 나서 대학교를 졸업한 뒤 8월쯤부터 공부한다고 엘에이 캠퍼스로 나가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도 저는 CPA 라이센스에 대한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학원에 와서 불 꺼놓고 낮잠을 두세시간씩 자곤 했습니다.. 미쳤었죠..ㅠㅠ 8월부터 12월까지 건성건성 컴퓨터실에서 online으로 강의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왜 강의를 offline으로 들으라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online 수업을 들으니 진도가 나가지질 않았습니다.. 되도록 offline 듣는 걸 추천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한 단어 한 단어를 일일이 다 이해하고 넘어 가야 했기에 온라인으로 남들 한시간 볼 것을 두세시간씩 봤습니다.
그리고 12월 말에 드디어 FARE와 REG 두 과목 시험등록을 하였습니다. 그제서야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걸 실제로 실감해본 후 뜨겁다는 걸 느끼고 미친 듯이 공부에 전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같이 살기에 엄마가 항상 점심, 저녁 도시락을 싸주셔서 늦어도 아침 10시까지는 거의 매일 하루도 안 빠지고 학원에 가서 하루종일 쭉~ 학원 문 닫는다고 청소부 아저씨가 올라오실 때까지 밖에 나가질 않고 공부만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새벽 두 시까지 했습니다. 하루에 14-15시간씩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주말에는 12시간씩 정도 했고요. 예..정말 지독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아빠께서 항상 저에게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고 말씀하셨기에, 저에게 우선순위 일 순위인 CPA 합격 이외에 모든 걸 접고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공부하였던 방법은, risk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짧은 기간에 제대로 집중해서 공부하시지 않으시면 별로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저는 학장님께서 그렇게 하지 말라던, 한 과목씩 파고들기 방법을 했습니다.. 이게 심리적인 부담감이 상당하고, 학장님 말씀대로 이번에 본 거 떨어지면 다음에 어떤 걸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패닉상태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정말 공부한 걸 단번에 붙을 정도로 공부하지 않으시면 안 좋은 방법입니다.
어쨌든 저는 두 달씩 한 과목을 미친 듯이 파고들었습니다. 우선 FARE가 2월 24로 시험이 잡혀있었기에, 1월, 2월은 FARE만 죽기 살기로 봤습니다. 저는 말씀 드렸다시피 동영상 위주로 했기에, 적어도 같은 동영상 두 번씩은 봤던 거 같습니다. 책에 있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 뒤 시간표를 짜서 와일리 문제집을 5번 이상 돌렸습니다. 처음에는 문제 하나하나 풀면서 정확히 답을 보며 이해했고 (시간이 오래 걸려용), 그 이후로 풀 땐 틀린답만 보며 공부했습니다 (빠르게). 직접 푼 문제 답들과 틀린 답들을 다 보관하고, 처음에 풀 땐 Module 1-1, 두 번째 풀 때는 1-2, 세 번째는1-3, 이런 식으로 종이를 다 보관해서 틀린 것과 맞은 것을 비교하며 공부했습니다. FARE는 첫 시험이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몰라서 우선 와일리 위주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시뮬은 시험 보기 일주일전부터 한번 다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학원에서 공부하시면 좋 은점은 궁금한 게 있을 때마다 바로 거기 계시는 선생님들께 물어볼 수 있는 게 좋습니다. 아마 제가 학원설립 이례 제일 귀찮게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물어봤습니다.. 궁금한건 무조건 알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2월 24일, 정말 긴장되고 떨리더군요, 첫 시험.. FARE를 봤습니다. 제가 뭘 봤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돼서 시험보고 나오니 다리에 힘이 풀렸어요…허허허 물론 결과는 별로 기대 안 했습니다. 문제가 너무 어려웠던 거 같기도 한데 너무 긴장한 탓인지 아는 문제도 틀리게 푼 것 같더라고요. 결과가 나오는 날 저는 정말 뛸 뜻이 기뻐, 말 그대로 그냥 학원을 뛰어다녔습니다. 86점으로 패스했더군요!! 하나님 아버지께 너무 감사드렸습니다!! 한 과목이 붙자,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자, 이제 FARE 하나 붙었다고 기뻐서 학원을 뛰어댕기는 저를 붙잡고, 학원에 계신 성희 누나께서 하신 ‘이제 너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말 한마디에 잠시 풀어두었던 정신줄을 바로잡고 REG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REG은 5월 15일로 시험날짜가 잡혀있었고, 약 두 달 반 동안 REG만 미친 듯이 또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REG은 정원장님 그리고 스티브 선생님의 택스강의와 우리 학교 선배이신 션 선생님의 BL강의를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REG 역시 FARE와 같은 방식으로 강의를 들으며 책을 다 이해하고 와일리 5번 이상 돌렸습니다. FARE와 다른 점은 저는 REG는 책을 위주로 공부를 더 했습니다. 책을 정말 단어 한자씩 다 이해하려고 하였고 모르는 건 바로 물어봐서 적어두었습니다. 그리고 5월 15일 REG시험을 보게 됩니다. REG은 FARE때와는 다르게 정말 잘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FARE 때 느꼈던 그 찝찝함은 없었고, 편안~했습니다. 점수는 85점으로 MC가 전부 스트롱이 나왔더군요. 후훗. 아무래도 문제집을 많이 풀어서인지, 저는 멀티플 문제 쪽과 숫자보다는 글로 쓰인 문제들을 항상 잘 봤습니다..두번째 시험까지 한 번에 붙자, ‘어라? 이거 봐라, 쉽네?’라는 제 마음속의 생각이 자신감을 도리어 거만으로 바꾸었고, 세 번째 시험인 Audit을 준비하게 됩니다.
Audit은 살짝 저에게 부담되는 과목이었고, 솔직히 저는 오딧이 제일 어려울 줄 알고 BEC보다 오딧을 먼저 봤습니다, 마지막에 겪게 되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하지만 요즘은 BEC가 그렇게 애먹입니다..사람마다 틀릴 수 있지만 시험 보는 순서는 상의하시거나 각자 편하신 대로 보시면 됩니다. 오딧 동영상을 본 첫날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고,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패닉 상태가 오더군요. 그래서 오딧시험은 8월 30일로 시간을 좀 많이 잡아두고 공부했습니다. 오딧도 우선 동영상을 한번 다 본 뒤, 문제 위주로 풀었습니다. 저는 문제를 한번 보면 답과 문제를 외워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딧은 되도록 와일리 뿐만이 아닌 다른 여러 문제집도 다 풀어보았습니다. 문제 풀 때는 항상 FARE 때 했던 방식대로 처음에는 꼼꼼히 한 문제풀고 답보고 이해하고, 그런 식으로 하고 다음에 풀 땐 틀린 문제 위주로 답을 보며 맞춰나갔습니다. 나중에는 하루에 2~300문제씩 빠르게 풀었습니다. 이게 그냥 풀면 안 되고, 정말 이해하고 푸셔야 효과가 있습니다. 오딧은 정말 몇천 문제는 푼 거 같습니다, 그 정도로 문제를 많이 풀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넉넉해서인지 마음속에 생긴 거만 때문인지 제대로 집중을 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8월 30일인 오딧시험 당일, 저는 시험을 본 후 정말 잘 보았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이건 무조건 붙었다고 호언장담, 큰소리 빵빵 쳤죠. 결과는..73점으로 떨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가 많이 거만해져서 한번 꺾으신 거 같습니다..ㅠㅠ 이게 합격을 하다가 정말 기대했던 하나가 떨어지니까 정말..말로 표현하자면 뒤통수를 돌로 맞거나, 정말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더군요. 제가 그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7시 30분쯤에는 시계를 보지 않았으며, 바깥온도가 73도인 날은 정말 싫었답니다.. 물론 다 합격하면 사라집니다 하하. 떨어진걸 알게 된 9월 11일 바로 재시험을 10월 8일 날짜로 신청하였고, 바로 다시 Audit을 공부하였습니다. 떨어졌을 때 중요한 건 자신이 책을 보거나 문제를 풀면 다 아는 거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공부를 다시 안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또 떨어집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처음부터 꼼꼼히 공부하셔야 해요!
그리고 대망의 10월 8일, Audit을 보게 되었고, 시험을 보면서 처음 오딧을 봤을 때와는 달리 모르는 문제가 많이 나왔고 제가 자신 있어 하는 Multiple choice 항목을 별로 못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시험을 본 뒤, 곧바로 시험 본 항목은 잊고, 마지막 항목인 BEC를 전념해야 할 때에, 시험 본 audit이 자꾸 마음에 걸려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시험은 12월 6일로 잡혀있었고, 결과를 기다리며 BEC 공부를 하게 됩니다. 11월 9일 발표가 나왔고,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봤는데, 99점이 적혀있었습니다. 처음에는 69인가로 착각할 정도로 믿을 수 없었고, 정말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ㅠㅠ 하지만 기쁨도 잠시, 마지막 항목인 BEC를 한 달 남은 시험기간 동안 죽기 살기로 파고들었습니다. 제가 항상 사람들에게도 말하는 건데, 제가 공부하면서 정말 어려웠던 과목 하나를 뽑자면 BEC인것 같습니다. 우선 여러 가지 과목이 한 시험에 다 나온다는 것과, 공부해도 시험에서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문제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BEC 역시 와일리와 다른 문제집들을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방식대로 여러 번 풀어봤지만 시험 보러 들어가는 날까지도 제일 헷갈리고 찝찝했습니다. 시험 보는 12월 6일 마지막 시험이 되기를 기도하며, BEC를 보는데.. 첫번째 testlet은 그럭저럭 모르는 문제 2~3 문제정도로 넘어갔고, 두 번째 testlet은 7~8문제를 몰랐습니다. 마지막 testlet에선 정말 24문제 중 절반은 다 찍었던 것 같습니다. 그중 몇 개는 그냥 B, C로 찍고 넘어갔고 몇개는 오답들을 cross out 해가며 찍었습니다. BEC는 시험 볼 때 시간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계산 문제가 많다 보니 MC에서 시간이 많이 소비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한 시간 남겨놓고 written을 썼습니다. BEC는 정말 저뿐만이 아니라 시험 보는 다른 사람들도 못 푸는 문제가 많으므로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12월 15일 새벽, 정말 기분 좋게 2012년을 마칠 수 있게 기도를 하고, 결과를 보았는데 83으로 합격했습니다 ㅠㅠ 정말 너무나도 기뻐 자고 있던 엄마 아빠를 깨워 결과를 말씀드렸습니다 ㅠㅠ
지금 이렇게 뒤돌아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갔던 거 같습니다. 항상 같은 생활을 반복하며, 나는 합격 수기 언제 쓰나 하면서 공부만 했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제가 이걸 쓰고 있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다들 꼭 합격하시기를 바랍니다!